축구

축구계를 바꾸자던 그들, 왜 정작 나서지 않나?

인포박스365 2025. 4.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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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행동하는 사람은 왜 없을까?

“축구협회는 썩었다. 바꿔야 한다.”
이 말, 낯설지 않다. 이미 많은 축구 팬들이, 그리고 몇몇 유명 축구인들이 수년째 외치던 이야기다. 유튜브, 방송, SNS를 통해 그들은 당당히 협회를 비판했다. 선수 선발 과정, 승부조작 징계자 사면 시도, 감독 선임의 불투명성까지. 팬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공감했고, 박수를 보냈고, 구독과 후원으로 지지했다.

 

그런데 최근, 조금 다른 일이 벌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이들을 직접 만났다. 단순히 형식적인 만남이 아니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 이름만 들어도 팬이라면 알 만한 슈퍼스타 출신 축구인들이었다. 정 회장은 이들에게 상근 부회장, 전무 등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자리를 제안했다. 만약 상근이 어렵다면 비상근이라도, 방식은 유연하게 열어뒀다. 말 그대로, “함께 바꿔보자”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없었다.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팬들이 보기엔, ‘말은 많이 했지만 정작 행동은 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현실적인 사정이 있겠지만,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 축구협회 일은 단순히 이름만 올리는 자리가 아니다. 수입도 적고, 책임은 막중하며, 팬들과 언론의 날선 시선을 견뎌야 한다. 한 축구인은 “방송 한 회 출연료가 수백만 원에 달하는데, 누가 그걸 포기하고 협회에서 욕먹을 준비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렇지만 팬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이 주장해온 ‘개혁’은 결국 협회 바깥이 아닌, 안에서 실천되어야 한다. 밖에서 비판만 한다면, 결국 그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뿐이다. 현실이 어렵다면 비상근이라도 좋다. 꼭 전면에 나서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최소한, 본인이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실제 축구 행정에 녹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너무 아쉽다. 

 

지금 축구 팬들이 바라는 건, 멋진 멘트나 자극적인 폭로가 아니다. 그 말에 따르는 책임, 실천, 헌신이다. 진정성이란 건 결국 행동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말로는 개혁을 외치면서 정작 바꾸자고 손 내밀었을 때 뒤로 빠지는 모습은 팬들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여전히 다양한 인사들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팬들 역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더는 말로만 외치지 않고, 직접 변화의 중심에 서주기를 팬들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축구계 개혁의 골든타임은 지금이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시점이다. 말로 바꾸는 세상은 없다. 바꾸고 싶다면, 말한 사람이 직접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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